캐러번 전날밤까진 그래도 버텼다.

그날까진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며 짚차에 머리를 수십차례 찧었을 망정

아직까진 괜찮다며 버텼다.

사실 캐러반 전날 처음 텐트에서 잘 때 한숨도 잘수없었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내 산소포화도는 벌써부터 간당간당했고 어지러움과

벌렁거리는 심장은 나를 이내 잠들지 못하게 했다.

그래도 군대도 갔다온 대한남아가 아니던가. 난 이를 악물고 아픈 머리를 감싸안고 첫날 행군을 시작했었다.


그러나 더이상 차가 오를 수 없는 길을 걷는 캐러밴 첫날 결국 길에서 무너져버렸다.

처음 1~2시간까지는 좋았다. 정말이지 보지 못할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힘든 줄 몰랐다.

처음보는 비경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흠뻑 빠져있었다. 간간이 기념사진도 찍을 정도로.

그러나 점심 시간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DSLR 카메라와 하이엔드급 카메라 두 대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운줄 몰랐다.

다른 대원들은 하나둘 앞질서 가는데 내 다리는 무슨 커다란 추가 달린 듯 한걸음 떼기가 그렇게 힘들기는 처음이었다.

대원들도 안보이고 이제는 늦게 출발한 포터들마저 다 내앞을 앞질러갈 무렵(사실 다른이들보다 무려 2시간가까이 일찍 출발했다)

난 서서히 눈이 감겨왔다. 심장은 터질듯이 두근두근 대고 있었지만 오히려 몽롱한 기분에 서서히 잠이 쏟아져왔다.

그래도 여기서 잠들면 죽겠다는 생각에 1분에 10여미터라도 가자고 혼자(정말이지 눈물나게 혼자라는 느낌이 든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다가 강건너편에 우리 캠프사이트가 보였다. 그래 저기만 건너면 된다고 건넜다. 그런데 느려진 다리와 몽롱해진 정신탓인지 아무리 발걸음을 떼도 캠프사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더이상 힘을 내는것도 포기하고 나는 결국 배낭을 멘채로 벌러덩 누웠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편하게 잠을 잘수는 없었다.

벌렁거리는 심장과 감겨오는 눈속에서 난 꿈을 꾸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보자며 30분간 누워있떤 끝에 일어났고 기기 시작했다. 낮은 포복자세까지는 아니었찌만

저 언덕만 넘으면 있겠지 하며 1시간 이상을 기어갔다.

그리고 결국 캠프에 도착했다. 캠프에 도착한 나는 다른 대원들을 보자마자 덜러덩 누워 혼절해 버렸고

그걸 본 다른 대원이 그 순간을 포착해 사진을 찍었다. 

이게 생사를 오가며 그 처절했던 순간의 내 역사다.ㅡㅡ;

Posted by 시네마버프 버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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